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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과 세계인권 문제_후기
작성자
GIC
작성일
2009-05-20
조회 수
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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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과 세계인권 문제 - 인권영화 《별별 이야기》

인권(Human Rights)이란 무엇일까? 전쟁이나 사형제도, 혹은 안락사와 같이 사회 여러 중요한 논점들이 이슈화 될 때면 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단어인 ‘인권’, 우리 국어사전은 이것을 ‘사람이 날 때로부터 가지는 자유 평등의 권리’라고 명시하고 있다. 인권은 인종과 국적을 초월하여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려야하는 전지구적 가치로, 이러한 인권은 매우 소중한 것이며 지켜져야 마땅한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인이 모두 하나가 되어 살아간다고 말하는 이 ‘지구촌 시대’에 인권이 정말로 세계 모든 곳에서 평등하게 누려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모두 같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이다. 인권이란 이제 그것을 어떻게 지킬지의 문제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악용되고 있는가 하는 문제까지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이다. 5.18 민중항쟁 29주년 기념일을 이틀 앞둔 지난 5월 16일, 인권의 의미가 다시금 새로워지는 이 시점에서 지구촌시민강좌는 ‘인권’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강좌는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방문교수인 조지 카치아피카스(Georgy Katsiaficas)의 소개 아래 진행되었다. 그는 정치적 문제들과 그 의미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책인 『신좌파의 상상력』, 『정치의 전복』등의 저자이며, 군사정권의 압제 아래 용감한 항거를 했던 5·18 민중항쟁의 성지, 광주를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르는 진보사회학자이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작․배포하는 영화 ‘별별 이야기’의 상영에 앞서 인권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인도주의적 전쟁 (Humanitarian War)? 인권문제와 세계체제의 관계

옛 산업화 시대에서 거대 기업들의 특권적 자금 순환과 삼각 무역 체제로 인해 생겨났던 엄청난 금전적 이득은 그 속에 흑인 노예라는 근본적 문제를 품고 있었다. 이와 같이, 인권문제는 세계체제, 더 정확히는 세계 경제적 체제와 긴밀한 연결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어째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관여 하는가? 前 미국대통령 조지 부시는 이라크전에 대해 이라크인들의 인권을 수호하기 위한 인도주의적 전쟁이라고 하였다. 그는 자유와 인권수호, 그리고 인도주의라는 이념으로 전쟁을 정당화 시켰다. 그러나 과연 어떤 정부에게 제트기와 폭탄으로 일반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할 권리가 주어지는 것인가? 사담 후세인의 당원이든, 버락 오바마의 당원이든 그 어떤 정부도 시민에게 제트기와 폭발물을 가지고 폭력을 행사할 권리는 없으며, 마찬가지로 인간에게는 무기와 대량살상의 공포를 겪지 않을 권리가 있는 것이다.

5·18과 지미 카터(Jimmy Carter) 前 미국대통령

지미 카터 前 미국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시대의 인권 개념의 출발과 함께 얘기되어야 하는 사람이다. 지미 카터 정권 당시 백악관은 1980년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일어났을 때 그를 저지하기위한 한국군의 무력 진압을 승인했다. 지미 카터는 전두환 前대통령에게 만일 광주가 진압이 된다면 대중은 더 이상 군사정권에 항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으며, 시민 폭정은 인도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확신시켰다. 당시 지미 카터는 CNN과 다른 방송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한국의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공공연하게 이야기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미 카터는 경제와 안보의 문제(Economic and Security Concerns)가 정치와 인권의 문제(Politics and Human rights Concerns)보다 앞선다고 하였다. 전두환 정권이 기용했던 인사들은 당시 미국이 주도했던 신자유주의정책을 적극 주도하였는데, 당시 정권은 외국인투자유치법을 개정하고 해외로의 자본 유출을 제지하는 모든 법을 개정하였다. 그 결과 한국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멕시코에 이어 세계 최대의 부채국가가 됐다. 5·18민중항쟁은 대한민국 정치의 과도기적 상황에서 발발한 항쟁이라 생각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시 국제정세에 맞춰 생각해 볼 문제인 것이다.

세계 빈곤국의 인권상황
 
인권은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그것의 학대 혹은 유린이라는 관점에서도 논의되어야 마땅한 것이다. 서양의 매체들에서 보다 잘 다루어지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은 수치적 통계로서도 잘 드러나는데, 북한 성인남성은 남한의 성인남성보다 평균 6인치가 작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필리핀을 보자면, 기본적 영양섭취 결핍으로 인해 41%의 아동들이 키나 몸무게 등에서 해당 나이에 보여야할 성장의 징후를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발달장애를 보이고 있다. 세계은행의 2005년 통계에 의하면, 세계 인구의 25%에 해당하는 14억 명의 사람들이 극심한 빈곤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하며, 역시 UN의 통계에 따르면 5세 미만의 3만 명의 아동이 매일 기아로 인한 불필요한 죽음을 맞이한다고 한다. 이것은 매 시간마다 1천명 이상의 아동이 죽어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과거보다 훨씬 계몽되고 발전되어졌다 여겨지는 현 시대에도 수십만의 부모들이 그 자녀가 경제적 궁핍으로 인해 굶고, 고통 받으며, 불필요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미국 정부, 세계은행, WTO, IMF 등은 수천만 달러를 소비하며 이것은 인권과 인도주의적 사상의 수호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쟁은 사라져야한다는 것이다. 전쟁으로 인한 불필요한 자원의 소모를 없앤다면 세상에는 그 대신 빈곤한 사람들을 위한 음식과 자원들이 남을 것이다. 이와 같이 전쟁과 인권은 절대로 양립할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약 30분에 걸친 연사의 강연 후, 40분에 걸친 질의응답 시간에는 세계 체제와 전쟁, 그리고 인권과의 관계의 대해 깊은 의견 교류가 이루어졌다. 약간의 논쟁이 있었으나, 모두 인권은 매우 소중한 것이며 그것의 수호를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한다는 것에는 깊이 동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후에는 75분 가량동안 인권영화 《별별 이야기》를 함께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영화는 장애인, 외국인노동자, 여성, 그리고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사회 각층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인권문제를 색다르게 애니메이션을 통해 그려낸 영화였다. 이번 지구촌시민강좌는 5·18이 가까운 시점에서 참여자들에게 인권의 진정한 의미와 그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으며, 동시에 우리가 쉽게 누리고 있는 다양한 권리들을 지구촌 다른 한편에서는 그것을 위해 얼마나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깨닫게 해주었던 매우소중한 시간이었다.
 
작성자 : 박수지 (지구촌시민강좌 자원활동가)